<당신과 나의 발버둥은 각각의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
누구라도 삶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을 보며 든 생각인데요. 그 안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으로 시련의 수렁에 빠져있습니다. 가령, 사업 혹은 재취업이 쉽지 않거나, 꿈이 멀게만 느껴지거나, 남모를 가정사, 그리고 가슴 저린 과거 등을 안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들 말이죠. 영화 속 그들에게만 주어지는 생소한 경험일까요? 그럴리 없겠죠. 우리 모두는 언제라도 길고 짧은 터널들을 만나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어둠 속에서의 두려움과 고통의 정도를 알기에 이런 이야기에 공감을 하기도, 이런 이야기로부터 위안을 얻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그들이 각자의 아픔을 나누며 서로 치유해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가 하면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그들이 수영장으로 간 이유, 그리고 수중발레단 입단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예상컨대, 처음부터 수중발레의 매력에 끌렸던 건 아니었을 거예요. 그보단 지원했을 때 진입장벽이 낮은 곳이어서. 다른 곳과 달리 나를 반겨주는 곳이어서란 이유가 컸겠지요. 적어도 그곳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돼주었던 거죠.
자신의 가치에 스스로 자신할 수 없던 시기, 무엇이든 전념할 것이 필요했을 겁니다. 무어라도 시작해야 했거나, 어디라도 속해야 했거나, 훈련에 몰입할 때만이라도 현실의 고충을 잊어야 했을 거예요. 다행히도 훈련을 거듭할수록 그들은 잃었던 활력을 조금씩 되찾아갑니다. 수중발레에 대한 애정 또한 자라나고요. 더 나아가 대회 출전이란 동일 목표까지 생기면서, 그들은 저마다 덮고 있던 그늘로부터 차츰차츰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그들의 도전을 비웃거나 비아냥거리지요. 그래도 그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아요. 마음이 상할지언정 물러서지 않습니다. 한껏 움츠려있을지언정, 결코 자신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었던 거지요.
'첨벙첨벙', 풀장 안에서 그들이 온 힘 다해 찼던 발차기는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치열한 발버둥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들을 두고 그 누가 패배자라 단언할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