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전부 스러질지라도, 이것만 꽉 쥘 수 있다면.> 2부
#3. 의지
한편, 코너가 이제 막 삶의 주도권을 직접 쥐어보려 손을 뻗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더 나아가 손아귀에 힘을 꽉 쥐게 된 건 라피나의 영향이 컸습니다.
아직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던 코너에 반해 라피나는 늘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든요. 런던으로 건너가 모델이 될 거라고요. 물론 임하는 자세 또한 남다른데요. 서로의 커리어가 되어줄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부둣가에서 물에 뛰어드는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실제로 뛰어드는 건 위험하기에 시늉만 하기로 입을 맞췄죠. 그런데 촬영 중 라피나가 불쑥 실제로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코너: 수영도 못하면서 왜 뛰어 들었어!
라피나: 우리 작품을 위해서. 절대 적당히 해선 안 돼 알아들었어?
코너는 그녀의 이런 적극성에 라피나에게 더욱 빠지게 되고, 음악 작업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되죠. 그는 자신의 삶에 빛을 드리워준 음악을 꽉 움켜쥔 채,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희망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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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욕이 생겨남에 따른 차이였을까요? 영화를 보다 보면 그의 눈과 행동이 변해가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전의 흐리멍덩했던 그의 두 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또렷해지고요. 어느새 더 이상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도 않습니다. 걸음새도 꽤 당당해졌죠. 그리고 그 의욕은 굉장한 아우라를 형성하더군요. 이제는 자신을 괴롭혀오던 동급생에게도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습니다.
동급생: 언젠가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코너: 너 같은 건 안중에도 없어
동급생: 뭐?
코너: 너랑 나는 사는 세상이 달라. 넌 내 노래의 소재일 뿐이지.
동급생: 다음에 뱉는 말은 조심하는 게 좋아 나한테 또 맞기 싫으면.
코너: 좋을 대로 해. 넌 박살낼 줄 만 알지. 뭘 만들어내진 못하잖아.
동급생: (멋칫), (당황)
또다시 책 <프로이트의 의자>에 따르면, 인간이 가진 기본 욕구 중 하나가 ‘자기실현’이라고 합니다. 자기실현이란 ‘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이 정의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부분은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과정 자체가 중요하단 이야기일 테죠.
사실 코너는 이제야 막 실현하고자 하는 꿈이 생기기 시작했을 뿐이잖아요? 아직 어떠한 성취를 이뤄낸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변화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노력하겠단 의지 자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말이에요.
실제로 자기실현의 욕구는 결과보다 과정을 통해 더 많이 충족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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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실현 욕구가 갖는 힘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기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은 외압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들은 남의 기대나 의견과 같은 외부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인생이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문제가 생기면 회피하기보다는 해결하려고 애쓴다.’
_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 중
놀랍게도 영화에도 이런 메시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화 장면이 있습니다.
친구: 행복한 슬픔이 뭔 말이야? 그게 말이 돼?
코너: 비록 내가 이 촌구석에 멍청이들과 함께 있지만 버텨낼 거란 뜻이야. 그게 인생이니까. 현실을 인정하려 애쓰면서 예술로 승화시키는 거지.
친구: 그게 음악에 무슨 영향을 주는데?
코너: 긍정적인 영향
이렇게나 훌쩍 성장해버린 코너. 스크린 밖에서의 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의 미래가 순탄하든 그렇지 않든, 어떻게든 자기 뜻을 지켜 내리란 생각이 드니 크게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온 마음으로 응원할 뿐입니다. 또한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본보기가 되어준 그에게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